결과를 알고도 도전해야 할까

살다 보면 어떤 목표에 대해 마음속으로 '이건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생활 속에서는 현실적인 한계나 경험을 통해 미리 결과를 예측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그래도 도전해야 하나요, 아니면 포기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까요?" 이 질문은 단순히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삶의 방향성과 태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1. 예측 가능한 실패 앞에서 느끼는 감정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특히 결과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승진 가능성이 희박한 프로젝트에 지원할지 고민하는 직장인이 있다고 합시다. 주변에서는 “이번에는 A부장 차례야”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오가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할 때는 ‘괜히 나섰다가 더 상처받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따라옵니다.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면 어떨까?"라는 내면의 소리도 들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기보다는, 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인식하고 조용히 마주하는 과정입니다.

2. 도전의 본질과 가치

도전은 결과를 보장받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더라도 시도해 보는 이유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공모전에 반복해서 낙선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실력을 키워 결국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취업 준비생은 본인이 원하는 회사에 합격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끈질기게 도전했고, 그 경험 자체가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오히려 스토리가 되어 다른 기업에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도전은 단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역량을 시험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3. 포기의 지혜와 감정 관리

반대로, 무조건적인 도전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닙니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그 시도가 자신에게 반복적인 상처나 자존감 저하로 이어진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특히 에너지가 고갈되어 일상 기능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모되는 상황이라면, 일단 멈추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우선입니다.

예를 들어, 몇 년째 동일한 시험을 준비하던 한 내담자는 어느 순간 시험 자체가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고, 실패할 때마다 자존감이 무너졌습니다. 상담을 통해 그는 잠시 공부를 멈추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보기로 했고, 이후에는 오히려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진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포기는 실패가 아니라 방향 전환일 수 있습니다.

4. 선택의 기준은 ‘내게 의미 있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이 도전이 나에게 의미 있는가?"입니다. 그 의미는 성공 여부가 아니라 나의 가치, 성취감,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됩니다.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그래도 해봤으니 후회 없다”는 마음이 남을 수 있고, 때로는 “지금은 내려놓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좋아하는 분야에 취직하고자 여러 번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다른 방식으로 그 분야와 연결된 일을 하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목표를 향한 방향은 바뀔 수 있지만, 그 경험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과가 보이는 듯한 상황에서 도전할지 말지는 매우 개인적인 결정입니다. 어느 쪽이든 후회가 없으려면, 내 감정을 충분히 살피고, 그 선택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도전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에서 시작되며, 포기는 나를 위한 인정일 수 있습니다. 두 선택 중 어느 것이 옳은지는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속에서 정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는 지금 이 길을 왜 가려고 하는가?" 그리고 그 대답이 진심이라면, 그게 바로 가장 좋은 방향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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